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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이의 사랑법

봉 선 화 2008. 7. 10. 20:12

    우렁이의 사랑법


    우렁이는 알이 깨어나면 자신의 살을 먹여
    새끼를 기릅니다.

    새끼는 어미 우렁이의 살을 파먹고 자라나고
    혼자 움직일 수 있을 때쯤이면 어미 우렁이는
    살이 모두 없어져 껍질만 남아 물 위에 둥둥
    뜨게 됩니다.

    그렇게 떠오른 껍질만 남은 우렁이는 흐르는
    물살에 아무 말 없이 떠내려 갑니다.
    늘 주기만 했던 자신의 사랑을 한 번도 탓하지
    아니한 채······.


    사랑은 어쩌면 받아서 내가 살찌는 그런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기꺼이 나를 녹여 당신의
    삶에 영양분이 되어 주는, 그렇게 끊임없이
    주고 있음에도 늘 더 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는
    눈물겨움

    그런 사랑이야말로 진실로 아름다운 사랑 아니겠습니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야 한두 가지가 아닐 테지만
    그에게 내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

    끊임없이 주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주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깡그리 잊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당신이 가진 사랑의
    최상의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