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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길을 걸으면서

봉 선 화 2008. 11. 17. 20:13
 

10월 길을 걸으면서

실로 오랜만에 눈부신 가을 햇살이 땅 위에 가득 합니다
그동안 비와 흐린 날씨 속에 우울했던 무와 배추잎사귀들이

명랑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제일 신나는 건 무수한 야생초 꽃 위를 날아다니는

벌들일 것입니다
벌들은 마치 “얘들아 여기 꽃밭에 먹을 게 무진장 깔렸다 깔렸어” 하며

신나는 만찬을 만끽하고 있는게 분명 합니다

가을햇살에 하얗게 핀 야생초 꽃밭을 멀리서 바라다보기라도 한다면

얼마나 눈이 부신지 아찔한 현기증이 날만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구월이가고


시월이 오면 가을을 견디지 못하고 와락 울음이라도 쏟을 것 같아

 

오늘도 나는 인적 뜸한 산길을 걸어가고 있었읍니다
바람은 가지사이를 돌아다니며 작별인사를 하고
나무는 답례로 낙엽을 선물하고 나무사이를 오가는

다람쥐들도 도토리를 물어나르느라 정신이 없었읍니다

삼삼오오 쑥부쟁이 꽃과 들국화꽃은 진한�기로 피어나고

나는 나이 들어 수줍은 듯한 사랑 하나 품고

 

진홍빛 물봉선 꽃보다 더한 맘으로 산길을 올라갔읍니다
6월에 초롱꽃, 7월에 동자꽃, 8월에 들백합 꽃과 모시대 꽃도 지고

벌써 가을이라니 인생은 무정하게 흘러가는 듯 합니다

 

산 속 숲길은 지금 노란 마타리, 물봉선, 쑥부쟁이 꽃들이 한창이니

세월은 무정해도 가을은 축복이라고

혼자 중얼거리며 산길을 올라갑니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마구 펼쳐지며 푸르른 잎사귀들 위에 맴돌고 있습니다

이른봄에 노란 생강나무 꽃처럼 피어났든

인생의 희망들은 지금 어디로 가 있는 걸 까요?

 

지랄 같은 여름 속에서도 땀을 뻘뻘 흘리며 잡으려 했던

인생의 자유는 얼마만큼이나 누릴 수 있었는가를 생각해 봅니다

소슬한 가을바람 내 귓가에 스치며 다음과 같이 속삭입니다

무심으로 걸으십시오. 가을날에 한번쯤은 말입니다

생각이란 걸 저 집힐 듯 파란 하늘에 던져버리세요

 

그리고 욕망 했던 당신의 육체를 저 새털구름 속에 날려보내세요

 

산 고갯길 돌아 내려오는 길 아득히 이어진 초록 능선들과

산 그림자 넘어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꿈길이라도 걷는 듯 내려오십시오

 

그 꿈길 속에는 가을은 다만 너무 새침하지도 않고

너무 화려하지도 않은 자유 하나가 그대들을 즐겁게 할테니까요?????   

 

 

삶이 가을입니다

*** 

 

마라톤을 즐기는  우리 옆 지기의 글 입니다

클럽 카페에 올린 글을 여기에 담아 봅니다

저는 아무리 써 볼려고 해도 시상이 떠오르지않고 해서 ㅎㅎㅎㅎ

 말아톤 후기글도 모아 흣날 뛸수 없을때 읽어보면 멋진 추억이

되겠지요 .....마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