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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 해남 마라톤

봉 선 화 2009. 2. 1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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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남 군청앞을

400여년간 지키고 있는 수성송처럼

그렇게 젊을을 지켜가세요

 

가족과 친구와 함께

좋은 기록으로 멋지게 완주하신 백양산달림이

김은찬님 완주 축하드립니다

 

함께해주신 세 분

항상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 하시길바랍니다.

      400여년 을 지켜온 수성송

 

 땅끝 전망대에서 울 서방님

 

       같이간 내 친구

 

          멀리도 찾아와 바라본 땅끝 해남

                              마라톤 풀코스 완주 직전

 

 친구와 같이

 

 

 

 

 

 

 

 

 나  봉선화  이쁘게 봐줘요 잉  땅끝 전망대에서

 

 

 

 

남도의  바다에는

무수한 섬들이 수없이 떠있다

섬은 항상 외로움을 동반하고 

나는 남도를 떠 올릴 때 마다

고향의 향수를 느끼곤 한 다


고향은 항상 엄마의 품 이고

외롭고 힘 들 때 늘 기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내가 흠모한 孤山이 살다간 고장

마음의 고향  해남에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우리 클럽에 해남에 고향을 두고 온 회원이 있다

컴 알림판에 “동행자 숙식 무료제공”

함 게 할 회원을 찾습니다. 

군침 도는 게시물이 걸린 다

“얼쑤” 이런 좋은 기회가

모른 체 대회신청을 했다


대회 하루 전 날인 2월7일 토요일 오후1시

대회 참가할 회원들이 버스에 함께 타고

나는 철없는 아이처럼 낙동강을 건넜고

섬진강도 건너 해남으로 달렸다


말이 대회 참가이지 속내는 여행이다

젊었을 때는 시간에 쫓겨

여행한번 마음 놓고 해본 일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 

남은 여생 옆 지기와 함 게 여행을 즐기고 싶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 들러

한적한 시골마을을 쳐다보고 있으면

흘러간 시간들이 아쉬워지고 

공허한 마음이 구름처럼 흘러가다

나도 모르게 마음속 구멍이 뻥 뚫린다.

흐르는 세월에 몸이야 늙더라도

마음만은 젊게 살아야 갰다고 혼자 중얼 거려본다 

.

하동을 지나 섬진강을 건너면 여기서부터 호남이다

호남은 영남과 지형이 확연이 다르다.

산도 나지막하고 공업지역이 그의 없다

공장이 없으니 공해도 적고

공해가 없으니 지질도 기름지다.

섬진강은 지금도 수질이 좋아서 재첩을 잡고 있다 


광양을 지나 순천 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잠잠한 바다가 호수처럼 남실거린다.

낮인데도 안개가 자욱이 끼여 있다

이정표는 보성 진도 방향을 가리키며

우리들은 그쪽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버스는 4시간을 달려 해남 쪽으로 들어서고

초입에 다다르니 두륜산이 마중을 나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두륜산은 산 전체가 거대한 바위 덩어리로 겹쳐져있고

곳에 따라 송곳 같이 삐죽삐죽 올라선 봉우리가  참으로 가관이다

운무는 산을 가리고 바다를 덮고 있다


붉은 태양이 두륜산 바위위에 

살포시 걸렸더니

굽이길 돌아가니  어느새  불덩이로 변해

멀리 수평선에서 낙조로 바뀐다


한참이나 달려 버스는 땅 끝까지 왔다.

이젠 갈 길이 없다

우린 전망대에 올라 사진 한 컷 기념으로 남기고

왔던 길을 되돌려 동해리 김치마을 회관으로 들어섰다.

여기가 우리들 산마회원의 고향마을이고 오늘의 숙소다


<마을회관> 

마을사람들이 돼지를 잡아서

상위에 가지런히 손질해 놓고

넓은 마당 한가운데 드럼통에 숯불을 피워

널찍한 적세를 드럼통에 걸쳐놓고

돼지고기를 지글지글 굽으며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장거리 여행길에 지친 우리들 일행에게

코끝으로 풍겨오는 냄새가 군침을 돌게 한 다

마을회관 마당은 대낮같이 밝다


우리 일행은 차에서 내리자 누구 먼저랄 것 없이

우르르 몰려 내려와 상을 가운데 마주하고 선채로

막 굽은 지글지글한 돼지고기에 소주로 목을 축이고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한잔 술에 취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여행의 피로를 날려 보낸다

하늘에는 별들이 초롱초롱 매달려 있고

참으로 시골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운치다.


<대회 날 아침>

새벽 일찍 일어난 동네 아낙들의 손길이 바쁘다

엊저녁 술꾼들이 어지러 놓은 술상 치우고

아침 준비에 술꾼들 술국 끓이랴

조반상 차리느라 주방은 분주하다

산마 팀 들꽃도 이들과 함께 바쁘게 설쳐 된다.

소박한 반찬에 매생이 국이 상에 올라온다.

이름도 생소하고 난생 처음 접한 매생이 국이다

그러나 맛은 별로다


우리들 일행은 서둘러 조반을 끝내고

좋은 추억하나 남기고 버스로 대회장에 도착하니

마을사람들은 승용차로 따라 나와 우리를 응원해 준 다

그분들의 진한 인간애에 감사를 드린다.


10시 출발 라인

화약 냄새와 함께 총성이 울려 퍼지고

맨 먼저 풀 주자 700여명이 힘차게 뛰쳐나간다.

맨 후미 줄에 섰다

잠시 후  군 소재지를 벋어나니

시골의 넓은 논과 밭들이 한눈에 쭉 들어온다.

나는 지금어디로 가는 줄도 모른다.

알려고 할 필요도 없다

앞사람만 따라가면 될 것이고

100리길을 달리면서

신선처럼 살다간 시대의 大詩人

(孤山) 윤선도선생의 발길을 찾아가고

눈에 보이는 해남의 운치를 가슴에 담고 눈으로 즐기면 된 다

이것이 처음부터 나의 여행 계획표다

그러기에 하프를 마다하고 풀을 뛰고 있는 것이다


24km지점이 반환점이다

한 낯인데도 공기가 참 맑다

올 때 오른쪽을  보았기에

지금부터는 왼쪽만 보면  된 다

논 밭 가운데 나지막한 산들

호남의 들은 높낮이가 없이 광활하다.


앞을 바라보니 죽으라고 달리는 주자가 있다

기록에 신경을 쓰고 있는 모양이다.

그나 나나 맞수다 일찍 감치 저리하지.

용을 서며 달리는 앞 주자가 측은해 보인다.

아마 나도 남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게다


풍물패들이 신명나게 괭가리를 쳐준다.

길가에 나온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어제 오늘의 시골 모습이 안인 줄 알면서도

왠지 모르게 마음이 무거워 진다.


도로변에 나온 행인들이

전라도 사투리로 힘을 북돋아 주는데

잘 알아들을 수 없어 그냥 감사 합니다 하고

손만 힘차게 흔들어주었다

 

살아보니 최고를 지향하는 것 보다

최선을 다 하는 게 삶의 보람이더라.

100리길의 여행을 끝내고 피니쉬 라인으로  달려오니

관중들이 힘찬 박수와 함성으로 맞이한다.

이것이 마라톤여행이고 내가 마라톤을 즐기는 이유다

땀의 대가로 얻은 성취가 온몸에 엔도르핀이 퍼져나간다


성적표는 4:01:24초로 마라톤 여행은 끝났다.

지금의 성적표도 올해가 마지막이겠지

열심히 살아야 갰다.

 

 

 

추신:

김치마을 이장님외 함게한 주민들

저의들을 후원해준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산마회원인 들꽃 김옥희님과 가족분들게도

이 자리를 빌려 거듭 감사 인사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