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로 이민을 떠나 홀로 살아가고 있는 딸이 있답니다. 클 때 애비로써 변변하게 해주지 못한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에 아려옵니다 딸아 미안하다. 너에게 잘 해주지 못한 지난시간들이 너무나 아쉽구나.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을 것을 딸아 애비는 네가 살아갈 그곳서 너의 나래를 펼치길 바랄뿐이란다. 휘영청 달 밝은 밤 그리움이 밀물 되어 술잔에 일렁이며 그 향기 참으로 독하다. 파란 가을하늘 별빛도 불 밝혔다. 구름사이로 흐르는 달빛은 내 눈에서 길을 만든다. 내가 본 하늘, 사랑하는 딸아, 서로가 너무 멀리 있어 나는 운다.
가슴에서 센스 없는 가로등을 켜고 돌아서는 길에 나는 시계를 본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는데 별이 떨어지는 술잔을 연거푸 기울고 있다
교차되는 시간 계절은 달라도 똑 같은 하늘아래 너도 그리워하겠지 혼잣소리 술잔을 들고 가로등과 별을 보는 눈에 이슬방울 맺히면서 목젖으로 털어 넣는 액체, 그 향기 참 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