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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난 가을과 겨울의 계절 사이에 서있다

봉 선 화 2017. 10. 15. 14:43

인생 70 계절로 환산한다며 어느 계절일까

이슬 맞은 늦가을, 입동지난 초겨울,

쓸 때 없는 망상이 머릿속을 헤맨다.

 

50을 넘기며 자빠진 놈 60에 자빠진 놈

그때까지만 해도 요절이라 생각했다

고만큼 살다 뒤질 바에야 일직감치 잘 갔지

암 잘 갔고말고.’ 요절로 간 친구들

분하고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곧 체념했다

세월이란 시간의 연속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흐르고 또 흐르겠지

 

옛 친구를 얼굴 함 보려는 오랜만의 모임

만나자 첫인사가

어이 기시기 간암으로 두 달 전에 갔데. ‘

말 떨어지기 무섭게 또 한 놈 나선다.

맘에 없는 헛소리로 남 부아 잘 채우는 주정뱅이 그놈도 위암이라며

듣자니 그놈도 힘들다 카더라.’

인사안부 치곤 완전 기타나이다

 

혈압 ,당뇨는 병 취급에 안한지 이미 오래

백내장에 고관절 보링 했다는 놈

별 병명이 다 튀어나온다.

짱짱하고 멀쩡한 놈이 오히려 머쓱해 진다.

70고갠 70퍼센트가 각종 질병을 떠안고 사는 듯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열 댓 놈 만나면

소맥주병이 패잔병처럼 나뒹굴었다

공 병이 쌓일수록 때론 공짜로 제공한 주인장 찌개다시에 코가 비뚤어 졌다

 

세월은 핫바지 방귀 세듯 슬그머니 지났다

60초중반까진 잘 몰랐는데 70고갤 넘는데 여기저기서 식식된다.

이젠 죽는 놈이 있어도 다들 덤덤하다

술만 권하면 넙죽 넙죽 잘 받아 마시든 놈도 손사래를 치는 꼴이 가관이다

그렇게 떵떵거리든 개 때 같은 놈들

완전 맛이 갔다, 허기야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지.

그 좋든 혈긴 어딜 보내고 단골집 나서며 주인장 눈치만보는 저 몰골들.

 

잠간 10년 전 내 애길 좀 해야겠다

아이들 학교 공부 끝날 쯤 60됐고 굴러가는 인생 달구지에 보따릴 쌓다

자식은 딸 아들 둘 뿐 큰놈이 딸이다

운 좋게 두 놈 다 공부를 잘했다.

4년 내 장학금을 받으며 국립대를 졸업했다

취업도 순조로웠고 아이들 삶에는 눈 딱 깜아도 될 것 같았다

 

백수가 되고나니 넘 좋았다 살다보니 이런 때도 있구나.

건강관리 차원에서 시작한 운동이 마라톤과 등산

누구지시나 훈수를 받을 필요 없고 파트너 없이 할 수 있는 운동,

시시비비하기 싫어하는 내 성격엔 그저 닦이다

 

이때부터 새벽을 가르며 학교운동장 몇 바퀴 도는 것이 하루 일과 시작

6개월쯤 걷고 나니 약발이 나타난다.

이 눈치 저 눈치로 수십 년 세월을 보내며 받아낸 장기휴가

헛되이 보낼 수 없지, 시간되는 대로 갈고 닦았다

이때부터산행을 하든 다른 뭘 해도 자신감이 붙었다

 

내친김에 마라톤에 도전했고 첫 하프에 2시간02에 완주했다

하프 3번 뛰고 마라톤 꽃이라는 풀에 도전장을 냈고

식겁잔치는 했지만 4시간 반의 기록으로 풀 완주를 해냈다

 

풀 완주 후 마음은 더더욱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60초반은 내 인생 황금기

젊은이들과 어울려 온갖 대회장을 누비고 다닐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

그때의 컨디션으로 100km 울트라 마라톤도 10여회를 훌쩍 넘기며 완주했다

울트라100km기록도 14시간 안팎

60초중반까지만 해도 섭~포에 도전했고 성취도 몇 번했다

합천마라톤의4시간40분대의 기록을 남기며 68살 때에 풀을 졸업을 했다

야생마처럼 달려 피니쉬 라인을 밟든 한 시간 40분대의 기록은 이젠 추억이 되고.~~~

 

아리랑 고개를 넘듯 무심한 시간 그렇게 떠내려갔다

7순 기념으로 두 달 작정하고 호주 여행을 갔다

도착하자 호주현지 마라톤 대회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군데군데 붙어있다

내친김에 참가비 100달러를 내고 하프 참가신청을 했다

근 한 달간 매일15km연습주로 체중도 3kg줄이고 몸 상태도 최선을 만들었다

korea시니어의 본때를 보여야지 태극기가 부착된 모자를 못 구해 아쉬웠다

 

세상사 마음대로 안 된다.

마른하늘에 날 벼락이지 대회를 10여일 남겨놓고

갑자기 몸이 아파 병명도 모른 체 허급지급 귀국해야 했다

한국 도착해 병원을 찾으니 요로결석 겪어본 사람들은 그 고통을 알 것이다

때굴때굴 구르며 버텨낸 그곳의3일간 지금생각해도 아찔하다

 

겨우 몸을 추슬러 운동을 하나했더니

이번엔 또 사고로 넘어져 갈비뼈 2개가 골절돼 2달간 요지부동

낸들 별수가 없는 듯 70고개를 넘는데 별 사고를 다친다.

이걸 두고 연식이라 하는가보다, 어쩔 수 없다

 

가을이 오자마자 떨어지는 낙엽이 있는가 하면

초겨울 까지 견디다 떨어지는 낙엽도 있다. 그 차인 얼마나 될까

불과 신호대기 시간만큼의 거리고 여유다.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라는 명령이다

 

그렇게 60대를 보내며 여한 없이 10여년 잘 놀았다,

이젠 70도 넘겼다 세상사 모든 게 시효가 있고 유통기한이 있는 법

한국 남자 평균수명 아직도 80을 못 넘기는데 폐품 처리되면 곤란하지

끝날 때 끝내더라도 아껴 써야한다,

 

 

 

 


출처 : 부산산악마라톤클럽
글쓴이 : 백양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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